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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by prophetess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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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까칠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개와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더 좋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언제나 개를 선택한다. 개는 다정하고 사려 깊으며 자신이 받은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주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짧은 경험에 의하면 고양이도 사람을 싫어하는 것 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별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시골집에 어슬렁대는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면서 고양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고양이를 처음 가까이하고 놀랐던 점은 야생동물인데도 불구하고 털을 구름같이 부드럽게 관리한다는 것과  까칠까칠한 혓바닥이었는데, 가만두면 한없이 꼬질꼬질해지는 개들과 비교가 됐다. 개들은 어떤 간식을 줘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좋아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어떤 확고한 취향이 있어 보였다. 발밑에 드러눕지만 내가 함부로 만지는 것은 안되고, 밥 달라고 테라스에서 야옹대지만 내가 부를 때마다 오지는 않았다. 아주 까탈스러웠는데 그런 행동과 예쁜 얼굴과 어우러져 새침한 공주님을 떠올리게 했다.

프랑스가 낳고 대한민국이 기른 작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에서의 위상이 대단한 작가이다. 그의 장편 소설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그것을 보고 어느 매체에서 '프랑스가 낳고 대한민국이 기른 작가'라는 표현했다. 그 때문인가 언제부턴가 신작을 발표하면 우리나라에 꼭 들었다 가는 것 같다. 검색해 보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홍보하러 내한했을 때의 인터뷰도 있는데 그때 인터뷰에서 그의 고양이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개는 무조건적인 사랑, 고양이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라고 하면서 신비한 영감을 고양이에게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사람에게 의존적인 개와 달리 고양이는 더 독립적이고 혼자 갖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니 귀엽지만, 성가신 강아지 뒤치닥꺼리보다는 독립적인 고양이가 창작활동에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풀컬러 고양이 화보집이 가지고 싶다면

이전작 '고양이'에서처럼 줄거리가 있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이라는 이름과 책 내용과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고양이에 대한 풀컬러 백과사전이다. 고양이에 대한 사료뿐만 아니라 아주 다양한 품종묘를 클로즈업한 초고화질 사진 138개가 수록되어 눈이 즐겁다. 예쁜 고양이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권 사도록 하자. 고양이가 고향인 사막에서 어떻게 세계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는지와 함께 고양이의 해부학적 특징이 나와 있다. 저자는 동물학자가 아니고 소설가라는걸 염두에 두자. 진짜 백과사전을 생각한다면 그것보다 정보량이 적으니 실망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감상해야 할 포인트는 예쁜 고양이 사진과 함께 고양이가 어떤 길을 걸어 현재에 도달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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