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문맹과 글쓰기
지구에는 200여 국가가 있고, 그 안에서 6,000여 개나 되는 언어가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6,000여 개의 언어가 각각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위대한 성군이자 학자였던 세종대왕님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편히 읽고 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고, 두 번째는 고유 문자를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드문 일인 것을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이토록 익히기 쉬운 문자인 한글을 두고도 우리 세대가 실질적 문해율이 떨어지는 것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배우지 못해서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을 낮잡아 까막눈이라고 불렀다. 못 입고 못 먹는 시대에도 대단한 자식 사랑과 가공할 교육열로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 문맹률 78%에서 현재 1% 미만으로 빠르게 까막눈 상태를 벗어났다. 그런데 그 상태를 벗어나고 보니 이번에는 글을 읽고도 그 의도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국민 대다수가 까막눈일 때만큼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이것도 점차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 문맹률이 증가하는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제일 간단한 방법은 독서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두 개를 합치면 일이 세상 편해지는데, 바로 독후감이 되겠다. '라떼'는 이런저런 학교 행사나 숙제로 독후감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요즘은 독후감은 물론이고 글쓰기 중 최약체인 일기조차 숙제로 내주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안 써버릇하니 어렵고, 어려우니 하기 싫고의 연속이 되는 것 아닐까. 좀 덜렁대는 친구라면 독후감 숙제를 잊어버려도 글쓰기 4대 천왕 중 하나인 반성문으로 글쓰기 연습을 대체할 수 있게 하는 강압적 지도라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유혹하는 글을 쓰고 싶어서
나는 한 번도 글쓰기로 돈을 벌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일단 세상에 글 쓰는 것보다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내가 작가가 될 만큼 글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가끔 블로그를 쓰기도 했지만, 이런 심심풀이 사설로는 돈을 벌 수도 없었다. 결국 직업도 글쓰기와는 무관한 쪽으로 갖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도 싫어하지 않는 글쓰기를 가끔 해왔다. 그런데 내가 쓴 심심풀이 글에 광고를 달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유로 요즘에는 글을 꾸준히 작성하고 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내 알량한 작문 실력이 드러나는 것 같아 글쓰는 방법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그런 의도에서 읽은 책이다.
유혹하는 글쓰기
작가는 좋은 글쟁이가 가져야 하는 자세와 함께 작가가 되기까지 본인 인생 에피소드를 같이 들려준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지시만 나와 있다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똥글 예시와 함께 유머 요소도 중간중간 있어 제법 빠르게 완독했다. 사소한 단점으로는 에피소드가 너무 재미있어서 읽다 보면 작가가 맨 처음 무슨 의도에서 그 이야기를 꺼낸 건지 잊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해두면서 읽거나, 전자책이라면 밑줄을 치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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