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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by prophetess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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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이제 볼드모트가 된 마약 김밥과 마약 떡볶이

우리나라도 한때는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얼마나 청정했냐면, 먹는 음식 앞에도 중독성 있게 맛있다는 의미로 '마약'을 붙였고 그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마약이 아주 일부의 인간 실패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고 일반 시민들은 마약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도, 어디서 살 수 있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성인은 물론이고 청소년에게까지 마약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돈벌이도 못 하는 학생들까지 구할 수 있다니 놀랠 노자였다.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바뀌어서 그런지 얼마 전에 대학가에서 '마약 ○○'으로 판매되던 길거리 좌판 음식이 "×약 ○○'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시류를 무시하기 어려운 개인사업자다운 처신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마약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책 제목인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처럼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사전적, 법적으로 본 마약

마약을 하게 되면 건강도 망치고, 올바른 사고를 유지하기도 어렵고, 삶도 피폐해진다. 모든 일에 대해 찍어 먹어 봐야 알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마약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이런 사실 정도는 알 수 있다. 나도 물론 나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마약 할 때 '마'는 악마, 마귀 할 때의 '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저리다, 마비되다의 "마'라고 한다. 그러니까 옳고 나쁘다는 가치 판단이 들어있지 않은 단어였다. 어른들의 말을 들어보면 옛날에 섬이나 아주 외진 산골 등 병원과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배앓이나 이앓이에 임시방편으로 아편과 밀가루를 섞은 환을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약이 흔해져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만, 옛날엔 이름 그대로 통증을 마비시키는 약으로도 쓰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모든 것을 뭉뚱그려 한 단어로 알고 있지만 여기에도 종류가 있다. '마약'으로 분류되는 코카인, 아편, 그리고 헤로인이 있고,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LSD, 프로포폴, 그리고 필로폰이 있다. 마리화나와 하시시 등은 '대마류'에 속한다.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본드, 부탄가스, 이산화질소 또한 '환각 물질'로 지정되어 흡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작용 방식이나 성분, 농도에 따라서도 마약을 수백 가지로도 나눌 수 있다. 편의상 '마약'으로 부르는 것이지 다 같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세계사 속의 마약

이 책은 마약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이것이 어디서 발생해서 어떻게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 굵직굵직한 세계의 사건과 인물들과 마약 간의 얽힌 이야기도 풀어 놓고 있다. 미국의 금주법부터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고, 빼놓으면 안 될 제국주의와 아편 무역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가볍고 친근한 느낌의 문장으로 뉴스에서 연일 떠드는 '그것'의 정체가 궁금할 때 읽어볼 만한 책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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