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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by prophetess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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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건축 무식자가 읽기 좋은 책

본인은 인문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제외하고는 그림은 꽤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손으로 무엇인가 만드는 것 또한 꽤 좋아하기도 하고 소질이 있기 때문에 귀금속을 세공하는 기술도 배웠다. 아름다운 물건이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혼여행에서는 박물관 패스를 끊어 박물관만 여섯 곳을 다녀왔다. 생각해 보면 온갖 그림과 공예품에 마음을 쏟았지만 그동안 건축물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예쁜 것들을 보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는데 그곳이 바로 건축물 아닌가. 이전에는 건축물을 작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예쁜 것들을 담아두는 일종의 상자 같은 것으로 인식했는데, 이 책을 보고 예쁜 것들을 담아놓는 그 상자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 한 권으로 그래도 건축 무식자는 간신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어디에서인가 한 번쯤 본 건물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다. 어디선가 보았던 그 건물이 왜 건축 역사에 남을만한 작품인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어서 즐겁게 읽었다.

우리나라의 건축은 어디까지 왔을까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가 역사적인 건축물이나 경관에 대해 그동안 조금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건축사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아주 유감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찬찬히 읽어보니 근거 없는 유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점에 대해서 조금은 우리나라의 행정과 빨리빨리 싸게 싸게 문화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슬쩍 들었다. 나의 조부모님은 전쟁세대이다. 한쪽은 함경도 지방에서 피난을 오셔서 남쪽에 터를 잡으셨고, 다른 쪽은 전쟁을 피해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셨다. 한쪽은 남쪽에 터를 잡고 초가집에서 사 남매를 홀몸으로 기르셨고, 다른 쪽 조부모님은 부산에서 석탄재 날리는 뿌연 하늘을 보면서 장사를 하셨다. 도시던 농촌이던 힘든 시절이었고 고상하게 건물의 아름다움을 논할 시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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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세대에는 그것보다는 좀 더 나아졌다. 하지만 학비가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시절이었다. 그런 부모님은 쪽방 월세에서 시작해서 자수성가하셨다. 지금은 번듯하게 집에 별장에 모든 것을 갖추고 살지만 신혼시절엔 으레 단칸방에 살던 것이 당연시되던 때였다. 비로소 나때나 되어서 나라가 부강해지고 건축의 아름다움을 논할 수 있을 만큼 곳간 사정도 사람들의 의식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퇴보하고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인가

요즘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충격적인 건축실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건물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과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대체 무엇을 얼마나 남겨먹으려고 도면대로 시공하지 않는지 볼 때마다 놀랜다. 몇 년 전에 철근 대신에 대나무를 넣어 시공한 중국의 아파트를 보고 혀를 내둘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옆나라에게 뭐라고 할 때가 아니었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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