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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인간 실격

by prophetess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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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인간 실격의 서문에 나오는 서술자의 직업은 소설가이다. 소설의 주인공 격인 '오오바 요조'의 사진을 보고는 기분 나쁨을 느꼈다고 말하는 이가 바로 소설가인 이 서술자이다. 그런데 인간 실격은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이미 말하지 않았는가. 서술자를 다자이 오사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인간 실격이라고 부를만한 인생을 살았던 자신을 마치 타인처럼 제삼자의 입장에서 서술했다는 건 특이하다. 마치 그 모습을 절대 인정할 수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도 않아 하는 것 같다. 다자이 오사무는 일생동안 다섯 번의 자살시도를 한 끝에 결국 마지막 시도인 1948년에 자신을 죽이는 것에 성공한다. 자살을 통해 진짜 자신을 죽여 없애고 싶었다기보다는 자기가 처한 한심한 현실을 부정하고 밀어두다가 그것에 떠밀리듯 자살시도를 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 문학전집을 보면 인간 실격이 꼭 끼어있는데, 과연 이 소설에 그만한 문학적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

자신을 특별하다고 여기는 착각에서 시작된 불행

모든 아이는 부모의 보배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에게 맛있는 음식, 좋은 자리 등을 양보받으며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자라서 사회와 만나고, 부모의 훈육과 다른 아이들과의 충돌 사이에서 껍질을 깨고 나와 사회에 적응한다. 주인공인 요조는 그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사람이다. 자신만이 어디인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현실과 타협하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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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았으나 조금 나이가 먹어서는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고, 화가가 되고 싶었으나 진지하게 정진하지 못하여 그 길도 실패하였다. 여자들이 자신의 고독에 이끌려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거절하거나 정리하지도 못한다. 술을 끊겠다고 했지만 한술 더 떠 약에 중독되기까지 한다. 본인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남들이 보기에는 여자들에게 빌붙어 사는 기둥서방일 뿐인데 말이다. 현실에 순응해서 살라는 말이 아니다. 현실에 순응하지 못하겠으면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시험이라도 해봐야 하는데 요조는 이길도, 저길도 끝까지 가보지 않고 돌아선다. 자기 자신에게 조금만 더 솔직했으면 인간 실격이라고 생각될만한 인간은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어쩐지 찜찜하고 불쾌한 소설

어떤 사람이던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자기 보호 본능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런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와 회피성 성격장애와는 결을 달리한다. 어떤 자기 방어 기제가 자기 자신을 죽이는 일을 하느냔 말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허용적인 육아에서 오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도 요즘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엄격한 양육방식 속에서 사람들과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회피하게 되는 이런 회피성 인격장애도 참 문제인 것 같다. 어쩐지 다 읽고 찜찜하고 불쾌한 기분이 가시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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