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정보

데미안 - 자아(ego)와 자기(self) 그것이 일치한다면 그는 이미 현자

by prophetess 2023. 7. 25.
반응형

데미안
데미안

자아(ego)와 자기(self) 그것이 일치한다면 그는 이미 현자

사람의 정신을 이루고 있는 것에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아(ego)와 자기(self)이다. 어째서인지 모르겠는데 한때는 이 두 개를 그냥 '자아'로 퉁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이 두 개가 서로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자아는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모습이나 그것에 부응해서 내가 이루고 내고 싶은 것을 뜻한다.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고 싶은 내가 되고 싶은 욕구이다. 어떤 사람은 신기록을 내는 운동선수가 되고 싶을 수 있고, 어떤 다른 사람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을 수 있다. 다 부질없는 망상이지만 어렸을 적 나는 모든 타인이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반응형

그렇다면 자기란 무엇을 뜻할까? 자기란 자아보다는 조금 더 내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회적인 내가 아닌 본래의 나의 모습을 자기라고 한다. 자기의 목소리는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신기록을 세우고 챔피언이 되고 싶은 운동선수에게는 본인 스스로 자신을 인정해 줄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정진하고 있느냐고 물어볼 수 있겠고, 잘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다해서 솔직하게 써 내려갔는지 물어볼 수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해 줄 만큼 너그럽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나의 본성에 반하는 일임을 일지감치 깨닫고 그것을 포기했다. 지금은 가까운 주변인에게만 신경쓰는 편이다.

에밀 싱클레어의 자아찾아 삼만리

데미안의 내용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상징성으로 가득 차있다. 처음에 읽으면서 나만 이해를 못 하는 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명료하지 못한 언어와 점철된 상징성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내가 둔재라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도 나랑 비슷하다니 어쩐지 조금 안심이 되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한 문장으로 데미안의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에밀 싱클레어의 자아 찾아 삼만리'정도 되겠다. 조숙한 싱클레어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아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아서 완전히 탈선을 한다. 실체가 없는 완전하고 순결한 운명의 여인을 사랑하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영웅으로 2살 위의 데미안을 추종하기도 한다. 전쟁에 참전하고 심각한 부상을 입고 나서야 나(싱클레어 자기 자신)와 데미안(자아)이 일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보통의 이 정도로 심하게 앓지 않고 자아를 찾지 않나 싶은데, 에밀 싱클레어라는 인물이 생각만 너무 많은 타입이 아닐까 싶었다. 

어렵지만 고전은 고전

이렇게 난해하고 어려운데도 검색해보면 데미안은 항상 소설책 중에서도 많이 읽히는 책으로 꼽힌다. 이 책의 내용이 범세계적인 관심사를 다루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자아 찾아 삼만리'라고 말했지만,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였다. 어떤 사람은 자아와 자기와의 원만한 합의 속에서 행복하고 안정되게 살아가고, 다른 어떤 사람은 그 둘을 일치시키거나 합의를 보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며 살아간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처럼 극단의 상황에서 고통스럽지 않게 모두 자아와 자기와의 원만한 합의하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반응형

'책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0) 2023.07.18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0) 2023.07.12
인간 실격  (0) 2023.07.10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0) 2023.07.08
모네가 사랑한 정원  (0) 2023.07.01

댓글